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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 16.5, 15.6%. SBS 금토드라마 ‘닥터X: 하얀 마피아의 시대’(이하 ‘닥터X’)의 최근 세 회 전국 시청률이다. 10월 9일 첫 방송부터 11.4%(이하 닐슨코리아 기준)로 출발해 20% 돌파를 눈앞에 뒀던 드라마가 6회 전국 19.5%를 정。으로 7회 16.5%, 8회 15.6%까지 내려왔다. 12부작 가운데 6·7회가 1980년 광주를 다룬 뒤 벌어진 하락이다.
지역별 수치를 보면 다른 장면도 읽힌다. 6회 전국 시청률이 자체 최고인 19.5%를 기록했을 때 광주는 23.6%였다. 부산도 20.1%로 전국 평균을 웃돌았다. 이후 광주 시청률은 7회 22.7%, 8회 23.5%로 약간의 변동이 있는 반면, 부산은 6회 20.1%에서 8회 13.8%로, 대구·구미는 16.9%에서 12.5%로 떨어졌다. 서울 역시 18.7%에서 15%로 낮아졌다.
드라마에서 5·18을 다루지 말라는 말이 아니다. 문제는 소재가 아니라 그것을 다루는 방식이다. 시청자들이 ‘닥터X’에 열광한 이유는 분명했다. 위계를 향해 “하지 않습니다”라고 단호하게 맞서고, 누구도 해내지 못한 수술 앞에서 “실패하지 않습니다”라고 선언하는 계수정(김지원)의 당돌함과 압도적인 술기(術技).
대형 병원과 의료 재단이라는 거대 권력을 실력 하나로 돌파하는, 무협 활극에 가까운 메디컬 판타지였다. 갑을 관계의 답답함을 겪어본 시청자라면 누구나 대리만족을 느낄 만했다. 여기에 생명을 구한다는 의사의 소명까지 더해져 통쾌함에 비장함이 실렸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김영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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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닥터X~외과의 다이몬 미치코’(TV아사히)를 쓴 작가 나카조노 미호는 KBS 드라마 ‘직장의 신’(2013)의 원작 ‘파견의 품격’을 쓴 작가이기도 하다. 그는 과거 인터뷰에서 압도적인 전문성이 독립성을 지탱하며, 사회에서 쉽게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이들의 마음을 이야기로 풀고 싶었다고 밝힌 바 있다.
초반 ‘닥터X’가 호응을 얻은 것도 부조리에 맞서는 인물을 전문성과 실력으로 설득했고, 당돌함은 당당함으로 그려졌다. 그런데 작품은 중반부에 이르러 그 판타지의 문법을 내려놓고, 역사적 비극을 다루는 시대극의 무게를 갑자기 짊어지려 했다.
극 중 전두환을 연상시키는 인물과 전일빌딩을 비튼 명칭(지두석, 광일빌딩)을 등장시키고, 헬기 사격과 건물에 남은 탄흔 등 현실의 역사적 사실을 서사의 뼈대로 삼았다. 헬기 사격은 탄흔과 증언, 2018년 국방부 특별조사위원회 조사로 확인된 역사적 사실이다. 그러나 당시의 발포 경위와 개별 피해의 진상이 모두 규명된 것은 아니다.
닥터 X 7회 /SBS
닥터 X 7회. 연극을 통해 1980년도 당시 상황을 재구성하는 모습 /SBS
바로 그 빈틈에 이른바 ‘드라마적 상상력’이 들어섰다. 6회에서 의사들은 환자 오상범(하성광)의 머릿속에 박힌 총탄을 병원 재정을 구할 ‘살아 있는 증거’로 거래한다. 7회에서는 46년간 총탄으로 여겨졌던 것이 헬기 사격으로 희생된 형의 뼛조각이었다고 극화한다. 어린 오상범을 향해 쏟아지는 총탄을 막아서기 위해 어른들이 마치 ‘인간 방패’처럼 아이를 겹겹이 둘러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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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X . 의사들의 연극을 통해 1980년도 당시 상황을 재구성하는 모습 /SBS
닥터 X . 오성범의 기억 속에 있던 1980년대 그 당시 상황. 아이를 감싼 어른들./SBS
드라마는 화면 속 뉴스 앵커를 통해 “광주 민주 항쟁에서 헬기 사격이 있었음을 증명할 증거가 또다시 세상에 드러났다”면서 이렇게 말한다. “당시 계엄군이 시내 모든 총알 구멍과 무기 진압의 흔적에 모두 시멘트를 발라 증거를 찾는 것이 상당히 어려웠지만, 항쟁 마지막 날 헬기 사격을 받았다는 증언이 있는 광일빌딩 8층 한 공간에서 수백발의 총알 구멍이 발견됐다.”
공식 명칭인 ‘5·18 민주화운동’ 대신 ‘광주 민주 항쟁’이라는 표현을 쓴 대목부터 불필요한 해석을 낳을 수 있는 부분이다. 오상범이 수술 뒤 46년간 환영으로 존재했던 형을 떠나보내며 노래방에서 ‘바위섬’을 듣는 장면은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가 “코끝이 찡하다”며 정치색 논쟁에 다시 불을 지폈다. 조국 전 대표는 소셜 미디어를 통해 “‘바위섬’은 5·18 당시 광주의 고립을 표상하는 노래”라고 설명했다.
닥터 X /SBS
무엇보다 비극을 다루는 장면의 정서와 연출이 그 무게를 충분히 받쳐주었는지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느슨해진 작법과 서정성에 기대느라 촘촘함이 부족했던 만듦새는 PPL을 또 다른 화제로 만들었다. 광주의 서사가 펼쳐진 6회에서 계수정이 어묵 꼬치를 수십 개 먹고, 이어 제작 협찬사의 홍삼 스틱과 커피 사탕을 또 먹는 장면은 유독 도드라졌다.
닥터 X 계수정(김지원) 6회 어묵 먹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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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하는 어묵집은 ppl이 실제 존재하는 상호는 아니다. /SBS
닥터 X에서 '어두운 먹보'라고 등장하는 계수정(김지원)이 6회에서 어묵 먹방 뒤 또 제작협찬사 홍삼 스틱을 먹는다. /SBS
한 회차에 주연 배우에게 이렇게 PPL이 쏠리고, 또 이를 이렇게나 충실하게 해낸 드라마도 드물어 보인다.
역사적 비극을 정면으로 끌어온 회차에서 주인공의 활약보다 먹는 장면이 우세하고, 협찬 상품이 노출되면, 시청자는 이야기의 진정성에 고개를 갸웃할 수밖에 없다. 슬픈 역사의 무게와 먹방형 PPL의 가벼움이 한 화면 안에서 충돌한 것이다. 7회 광주 지역 시청률이 7회보다 1%포인트 가까이 떨어진 걸 보면 광주 시청자들까지도 실망한 부분이 있었다는 뜻으로 읽힌다.
무엇보다 ‘나 홀로’ 우주 속에서 당차고 독했던 카리스마형 주인공의 캐릭터는 ‘어두운 먹보’라는 드라마 속 애칭처럼, 어느새 인턴과 의사들과 담소를 나누는 ‘밥 잘 먹는 예쁜 의사 누나’처럼 변질돼 가고 있었다. 이러려고 4~5년이나 기다려 일본 판권을 사와 로열티까지 내야 했는지 의문이 든다는 시청자 의견도 적지 않다.
무거운 소재를 가져오는 것과 그 무게를 감당하는 것은 다른 능력이다. 계수정은 수술을 마친 뒤 환자의 가슴에 손을 얹는다. 수술은 의사 혼자 해낸 일이 아니라 환자와 함께 싸워 이룬 결과라는 표식이다.
계수정은 드라마에서 절대 ‘실패하지 않는’ 술기를 보이지만, ‘닥터X’가 꺼내 든 메스는 역사적 상처를 자신의 서사 안에 봉합하는 데는 실패한 것 같다. 창작자가 대중을 가르치려 든다는 시청자 댓글이 적지 않은 걸 보면 더욱 그렇다. 계수정이 맞서 싸우던 위계를 그들 스스로 만들어 버린 셈이다.
연상시키는 인물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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